불균형 정치판2016.04.05 23:25

중식이밴드를 아십니까? 지난해 모케이블 방송의 슈퍼스타K7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 시작했으며 이른바 헬조선에 살아가는 청년들의 어두운 단면들을 현실성 있고 완전히 자기 중심적 노래로 표현한 인디밴드입니다.

이 밴드가 지난달 29일 정의당과 20대 총선 광고영상과 공식 테마송 협약을 위한 협약식을 가졌습니다. 정의당은 중식이밴드의 '여기 사람 있어요', '심해어', '아기를 낳고 싶다니' 3곡을 공식 테마송으로 지정하였습니다. 중식이밴드가 갖고 있는 흙수저 이미지와 테마송이 의미하는 사회적 이슈가 정의당 정체성과 흡사해서 지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져 버렸습니다. 지난달 31일 여성신문이 중식이밴드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보도하면서 해당 블로그와 정의당 홈페이지엔 여성 혐오에 대한 그들의 노랫말을 비판하는 댓글들이 봇물 터지듯이 발생 했습니다.

밴드의 리더 정중식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여성혐오 논란에 대한 해명의 글과 정의당을 지지해 달라는 글을 게재했지만 정작 정의당에선 당 여성위원회만이 성명을 냈을 뿐 모든 책임의 근원인 중앙 차원의 해명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과연 중식이밴드는 여성혐오 밴드인지 면밀한 통찰이 필요할 듯 합니다. 논란은 공식 테마송 3곡 외에 있습니다. '야동을 보다가', '선데이서울' 두 곡의 가사에서 논란이 있던 것 같습니다. 사견입니다만 '야동을 보다가'란 노래가 과연 여성혐오적인 가사인지 의아했습니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야동을 보다가 야동에 등장한 여자친구 때문에 고민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찌질함을 오히려 혐오하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입니다.

'선데이서울'은 되려 흙수저들의 공감을 얻은것 처럼 보였습니다. 절망적인 분위기와 노랫말은 요즘 청년들의 실태를 여과없이 드러내는데 단, 절망을 분노로 표출하다 보니 여성의 성형을 비하 하는 가사가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맥락은 절망적인 청년들의 자화상을 자신의 생각대로 표현한 것이 아닌지.....듣기 거북하다면 굳이 않들으면 되지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솔직히 대학나와 취직은 꿈도 못꾸고 알바로 전전하며 컵라면 한 끼로 저녁을 해결하는 요즘 청년들의 모습이 자연스레 투영됨과 동시에 울부짖음도 아닌 화를 냄도 아닌 듯한 보컬의 목소리가 노래를 더욱 구슬프고 화나게 만들어 중독성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힘없는 노동자의 자식이라는 삶을 선택권도 없이 물려준 제 딸들에게 미안한 감정까지 느껴지는 노랫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만약 새누리당과 협약을 맺었다면 문제가 붉어졌을 것인지 의문이기도 합니다. 중식이 밴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이유는 틈틈이 노래를 위해 밴드멤버들 각자가 노동의 삶을 살아가며 진보의 편에 서서 외로이 자신들의 색깔을 꾸밈없이 맞춰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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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장산곶매 장산곶+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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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보의 길은 그래서 어려운 것 같습니다. 더욱 철저한 도덕적 잣대로 들이대니까요. 얼마전 심해어라는 단어를 우연히 본 것도 같은데, 아마도 이와 관련한 기사였었는가 봅니다. 아무쪼록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를 비롯해 진보 진영이 한 걸음 내딛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2016.04.06 13: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